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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ative Rolling Stone

"야, 나 도끼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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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오가 급식 식판을 들고 나란히 서있던 현철에게 묻자 퉁명스런 대답이 돌아왔다. 뭔데, 얼굴값하냐? 동오는 현철의 등에 이마를 뭉개며 말끝을 늘렸다 아니이, 들어보라고오. 현철은 몸을 털어 동오의 이마를 떨어트리고 몸을 살짝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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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소리면 암바건다?"

"너라면 나한테 제육볶음 덜어 줄 수 있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럼 요구르트 줄 수 있어?"

"현필이나 낙수라면."

"체육해서 덥겠다고 매점가서 아이스크림 사다 줄 수 있어?"

"너 이거 정성구 얘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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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동오를 바라보다 급식 아주머니께 꾸벅 인사를 건넸다. 잇몸을 드러내며 시원한 웃음으로 많이 주세요~라며 애교아닌 애교를 떨어가며 차례로 이동했다. 동오도 아주머니께 인사를 건넸다. 별 다른 애교도 부리지 않았는데도 왜 이리 말랐냐며 계란말이를 더 담아주는 모습에 현철이 눈을 흘겼다. 둘은 국을 받은 뒤 마주 앉았다. 야, 들어봐. 너 지금 계란말이 나 줄 수 있겠냐고. 현철이 밥을 한술 뜨려다 동오를 노려보았다. 동오는 그 눈빛에 입을 다물고 얌전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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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부터 계속되는 성구의 행동에 동오는 묘하게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급식에 나온 요구르트를 넘겨주거나, 오징어볶음의 오징어를 덜어준다거나, 출출함이 느껴질 2교시 끝물엔 꼭 소세지 빵을 사다 먹이는 것 때문이었을까. 동오는 성구의 행동에 어떤 시그널이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 행동을 한번 자각하고 나니, 동오는 성구의 행동 하나하나에 어떤 의미를 찾거나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노트를 빌려줘서, 이건 어제 청소 같이 해줘서, 이건 그냥 일찍와서, 이건, 또 이건, 이건. 하지만 붙일 수 있는 이유보다 붙이지 못한 이유가 더 많아 동오는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다. 가랑비 처럼 쏟아지던 성구의 호의에 동오는 점점 젖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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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연습이 끝나고 석식시간이 되었다. 낙수와 명헌은 이미 담을 넘어 근처 분식집으로 뛰어가버려 현철, 성구, 동오 셋이서 나란히 급식실로 향했다. 뛰어오지말라는 영양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농구부원들은 식판을 짚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도 그럴게, 오늘은 석식에 소세지야채볶음이 나오는 날이었다. 셋은 나란히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성구가 소세지야채볶음에서 소세지를 몇개 골라 동오의 식판으로 덜어주었다. 너 먹어라. 그 모습에 동오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왜? 너, 너 먹지... 동오가 젓가락으로 소세지를 집어 성구의 밥 위에 얹어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철이 둘이 아주 염병을 한다며, 식판을 들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둘은 나란히 마주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먹었다. 동오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단지, 짠지, 싱거운지,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고 식판을 비웠다. 불러오는 배 만큼 마음 어딘가도 함께 불러오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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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날의 저녁이었다. 석식 이후 담을 넘은 성구가 붕어빵을 사서 돌아왔다. 기숙사 공용 공간에 두 봉지를 두고, 다른 한 봉지를 챙겨 곧장 동오의 방으로 향했다. 동오의 방 문을 두드리자 얼마 안가 동오가 문을 열어주었다. 동오는 성구의 몸에 남아있는 한기에 의아함을 표했다. 너 나갔다 왔어? 그 말에 성구는 대답 대신 하얗고 따끈한 종이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를 받아 든 동오는 내용물을 확인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안엔 따끈한 붕어빵이 잔뜩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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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붕어빵 좋아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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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오는 그대로 성구를 제 방으로 끌어들여 문을 걸어 잠그고 잠시 부산을 떨었다. 야, 진짜, 잠깐, 너 아무말도 하지 말아 봐. 한숨을 쉬었다, 천장을 봤다, 정성구를 봤다가, 발끝을 내려다보고. 한참 요란을 떨던 동오가 새빨개진 얼굴로 성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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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같은 생각 하는 거 같은데 맞아?"

"어? 나야 모르지..."

"너 나 좋아해?"

"어? 어?! 그, 아니, 응..."

"좋다는거야 싫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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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가 얼굴로 올라오는 열을 막아보려 손바닥으로 제 목덜미를 벅벅 문질렀다. 추위로 빨개졌던 귀끝과 코끝은 여전히 붉었다. 성구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 마시고 동오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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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나 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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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의 말을 마지막으로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홍당무 같은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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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졸업 후 성인이 되어서도 평탄하게 연애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런 둘의 연애에도 '시련'은 존재했다. 바로, 정성구가 최동오를 너~무 끔찍히 사랑한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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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하고 각각 자취를 시작하자 둘은 서로의 집을 드나들며 자유로이 연애를 즐겼다. 학생때야 남들 몰래 풋풋한 연애를 즐기느라 '그럴'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지만, 성인이 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니 둘은 자연히 몸을 겹치고 싶어졌다. 좁디 좁은 기숙사의 1인 침대에 낑겨 눕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남들 몰래하던 손장난을 더이상 숨죽여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둘의 연애에 불을 붙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성구는 자신의 '거시기'가 평균 사이즈 이상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동오와 사귀고 난 뒤, 언젠가 다가올 거사를 위해 많은 것을 공부했던 성구였다. 제 흉악스러운 물건을 동오의 안에 넣는게 당연히 쉬운일이 아닐거란 생각은 했지만, 남자끼리의 섹스는 더욱 그렇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크기와는 상관없이-그렇진 않겠지만-받아들이는 쪽에서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럽고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접하다보니, 동오에게 그런 끔찍한 경험을 시키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오는 그런 성구의 속도 모르고 자꾸만 섹스를 졸라댔다는게 문제였다. 성구는 더 이상 거절의 말도 떠오르지 않을정도로 무수히 많은 핑계를 댔다. 그때마다 동오가 섭섭한 기색을 비췄지만, 허무맹랑한 핑계도 아닌터라 동오는 금방 수긍하며 한발 물러서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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